[기고] “미리 내” 운동을 아시나요?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7-04-11 13:43:34

[복지단상]

“미리 내” 운동을 아시나요?

(음식 값을 미리 내 서로가 서로를 돕다)



▲ 시인이자 수필가 연제철


봄기운이 생동하는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물질적인 기부뿐만 아니라 재능기부, 봉사활동 등 다양한 ‘기부’형태가 생겨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리 내 운동’은 말 그대로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 누군가의 김밥 값, 밥 값, 피자 값 등을 미리 내 주민이 이웃을 돕는 기부 활동이다.


미리내는 다른 의미로 은하수를 뜻하는 우리말로, 후평3동의 애칭이자 음식점에 미리 돈을 지불해 어려운 이웃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돈이 없어 외상을 하는 이웃을 보고 올해 1월에 처음 시작된 이 운동은, 춘천 후평3동 맞춤형 복지팀의 제안에 주민자치위원회 등 마을 자생단체의 참여가 이어졌다. 법무부 법사랑 보호관찰위원협의회도 동참하여 위원 모두가 전령사 역할을 한다.


미리 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어묵 다섯 꼬지와 김밥 네 줄 주시는데 저에게는 어묵 한 꼬지와 김밥 한 줄만 주세요. 나머지는 기부합니다” 해도 되고, 음식을 먹고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기부하거나 지나가다 들러 천 원 한 장을 넣어도 된다. ‘미리 내 운동’은 쉬운 기부라는 인식에 젊은 층의 진심을 움직이고 있다.


해당 음식점 창에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소중한 나눔 ‘미리 내’ 따뜻한 한 끼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이 이웃을 위해 맡겨놓았습니다. 형편이 어렵거나 개인사정으로 식사를 못하신 분, 배고프신 분은 들어오셔서 편하게 식사 하세요.” 라고 작은 표지판을 설치해 놓았다. 아직은 정이 많이 살아있고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신문이나 SNS매체를 통해 ‘미리 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참여가 조금씩 이어지고 있어 내심 반갑기도 하다.


이 뜻을 깊이 인식하고 동참하는 분들이 음식을 먹은 뒤 나머지 잔금은 기부하는 등 100원부터 수 만원까지 기꺼이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값 30만원을 내놓은 주민까지 등장해 복지 사각지대에 내몰린 이웃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작은 정성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소식에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주민들 온정이 계속되고 있다. ‘미리 내 운동’에 참여하는 분식점과 피자집은 국가 경제의 어려움으로 예전 같이 잘 되지는 않지만, 경기가 어려워도 꾸준히 남을 돕는 손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면 “행복마을이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복지를 위해 헌신하는 필자로써 마음이 놓인다.


더욱 더 많은 이웃이 활용하고 배고픈 삶이 없도록, 앞으로 ‘미리 내 운동’ 확산을 위해 약국이나 칼국수 음식점 등으로 식당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남을 돕는 일은 많이 가졌을 때가 아니라 조금 부족하지만 나눔의 사랑을 실천 할 때 큰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운동이 지금은 작지만 멀지 않아 전국적으로 은하수처럼 퍼져나가 배고픈 이웃이 없기를 기원하며 성대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