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할 수 있다는 마음과 꿈을 가지고 살자”
(사)대한시각장애인 역리학회 강원지부 손진춘 지부장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9-02-26 10:51:11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 역리학회 강원지부(이하 역리학회)는 지난 19717월 역술을 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설립된 단체로 그 역사가 오래 됐다. 현재 역리학회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바로 손진춘 씨(56/시각장애 1). 손 지부장은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역학에 몸 바쳐왔다.


시각장애인인 탓에 어려서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한 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명리
, 사주, 궁합 등 각종 진단을 역술로 풀이하는 역리학에 입문했다. 그 당시의 역학은 안마와 침술과 함께 시각장애인의 3대 직업이라고 꼽힐 만큼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택하는 길이었다.


하지만 많이 개선되기는 했어도 역학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과 더불어 맹인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 그곳에서 안마나 침술을 배우는 시각장애인들도 덩달아 증가한 탓에 지금은 역학에 대해 배우려는 사람이 적어졌다며 손 지부장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현재 원주의 시각장애인 인구수는
1,700여명(201712월 기준)이지만 이 중에서 역술을 하는 사람은 채 몇 명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손 지부장은
사람은 할 수 있다는 마음과 꿈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라면서 역학의 길에 입문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용학사라는 철학관을 운영하면서 정신이 아픈 사람들을 종종 받고는 했는데 그런 이들을 치료해 돌려보낸 일 하며, 역리학회 회원들과 함께 포도마을이나 천사들의 집, 갈거리사랑촌, 상애원 등의 장애인 노인 복지시설에 무료 봉사를 다니고, 장애인기금마련 및 결식아동 돕기 행사를 통해 형편 어려운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급식비를 지원한 일 등 시각장애인으로써 보람차고 뿌듯한 일도 많았다고 한다.


또한 손 지부장은 중도 시각장애인이 된 이들에게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 무언가 한 가지라도 배워서 용기를 내 한 걸음 밖으로 나오면 당당하게 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손 지부장은 올해 3월부터는 시각장애인연합회와 연계하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역학 교육도 실시할 계획입니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직도 역리학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 제대로 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손 지부장과 임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사비로 역리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변변한 사무실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손 지부장은 시각장애인들을 모시고 화합 나들이를 다녀오거나 떡김치 나눔 행사를 펼치는 등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할 수 있다는 마음과 꿈을 가지자는 손진춘 지부장의 말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