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장애인 성악가 신형섭 씨

김준혁 승인 2022-12-13 12:59:15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고 삶의 시련을 극복해나가다 보면 살아있음에 감사를 느끼고,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성악가 테너 신형섭 씨(43/속초)는 뇌병변 중증장애인이지만 문화예술인으로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물론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상업 고등학교를 졸업해 갈 수 있는 대학이 많지 않아 노래를 시작했다. 많은 고심 끝에 강릉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유럽에서 콩쿨에 나갔으나 예선에서 떨어지고 학교 입시에도 실패하는 등 좌절을 겪었지만, 베르가모음악원에 입학하면서 콩쿨도 수상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유학 중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왼쪽 신경이 마비돼 몸의 반쪽이 움직이지 않았다
. 당시 기준으로 3급의 뇌병변장애인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휠체어는 타게 됐지만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다.


성악가인 자신에게 있어서 노래는 가장 자신 있는 것이자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이었다
. 그대로 포기할 수 없어 이탈리아에서의 병원생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연습에 매진했다.


삶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힘든 시련을 겪었지만
,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불편하지만 살아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무엇보다 노래를 계속 해나갈 수 있었다.


그동안 평범하게 누려왔던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주변의 시선도 두렵고, 힘들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살아있음에 감사를 느끼고 싶다. 삶의 매 순간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며 신형섭 씨는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 몸이 불편하면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불쌍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줄 것이 아니라 조금 기다려주면 장애인들도 분명히 해낼 수 있다고.


이세미
(I Semi) 앙상블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신형섭 씨는 지난해 툴뮤직 주최 제4회 장애인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피아노재능기부협회 주최 제4회 전국 장애인 음악콩쿨에서도 1위의 영예를 안는 등 꿈이었던 음악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나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의 표상처럼 묵묵히 삶의 시련을 극복 중인 신형섭 씨와 그의 음악을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