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Special Tree - 51] 성탄 트리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7-12-06 11:54:41

[Special Tree - 51]

 

성탄 트리


민 성 숙(경운교육연구소장)

 

민성숙(경운교육연구소장)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서 대청마루 앞에 놓았더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오래된 한옥이어서 현관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나름 현관이라 생각되어지는 대청마루 앞 댓돌이 있었던 자리에 오색찬란하게 장식한 나무를 세워 놓았습니다.


 은방울 금방울 빨강방울을 크기도 다양하게 소나무에 매어 달고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 인형도 걸어 놓았습니다. 빨간 열매와 꽃들, 금종 은종, 반짝이는 작은 전구들로 장식을 마무리하고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예쁜 글씨를 걸었습니다. 정말 예쁜 성탄 트리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을 더해줍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12월 초가 되면 성탄 트리가 도심 중앙로타리에 세워지고, 교회마다 아름답게 장식하고, 백화점을 비롯한 많은 상가와 각 가정에도 작지만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면 거리가 술렁대기 시작했습니다. 귀에 익숙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뿡짝뿡짝 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할 선물을 고르느라 설레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저작권 때문에 거리에서 캐롤이 사라진 까닭에 성탄절이 되어도 썰렁하기만 하고, 김영란법인지 뭔지 눈치를 보게 되어 성탄절이 되어도 선물을 고르는 재미가 사라져 매우 섭섭합니다.


 기억에 남는 성탄 트리는 아무래도 필리핀에 갔을 때 만난 크리스마스 트리 입니다. 마닐라 중심가 어느 공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더운 나라인 필리핀에도 크리스마스는 왔고 저도 그 무렵 필리핀으로 여행을 간 것입니다. 공원과 길거리 아름드리 나무마다 반짝거리는 여러 가지 물건으로 장식을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탄절은 추운 계절과 마굿간의 아기 예수님의 이미지로만 알고 있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라마다 가정마다 문화라는 것은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모두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 내 문화가 우월하고 너희 문화는 미개하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최초의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나와 다른 너와의 평화를 위해 오신 것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생각하며, 성탄 나무에 장식된 각기 다른 예쁜 장식물들 속에 깃든 아름다운 사랑과 평화를 여러분께 나누어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이해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