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치 신부의 복지단상] 죽는 연습 - 십자가 사랑

강원복지신문사 승인 2017-01-04 13:07:15

백승치의 복지단상


 

 노인이 해야 할 마지막 영적 도전은 죽는 연습

 <인간은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라고 말한 하이데카의 제자인 신학자 칼 라너는 죽음을 결함, 질병, 실망의 체험에서 발견된다고 말하며, 무엇보다도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질병의 경험을 죽음의 현존>으로 보았다.

 칼 라너는 노인에게 요구되는 죽는 연습이 십자가를 받아들임으로써 실현된다고 본다. 노년의 영성에서 핵심은 마지막으로 요구되는 <십자가 사랑>을 연습하는 일이다. 우리는 죽음에 저항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늙어간다는 사실과 점점 커지는 고독, 또래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십자가 사랑이란 죽음에서 긍정적 의미를 찾는 것으로 죽음을 사랑의 행위로 변화 시키는 것이다. 주님처럼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이다(요한복음 10,17-18)." 벗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씀하시며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으니 죽음은 사랑의 완성이요 사랑의 증명이 될 수 있다. 죽음을 자기 인생을 완성시키며 하느님의 영원 가운데서 안식을 얻는다고 믿는 사람은 노년을 평정한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중세에는 나름의 <죽는 기술>를 발전시켰다. 이 기술의 핵심은 좋은 임종을 위한 준비이다. 이 기술을 위해서는 기도만 아니라 몇 가지태도를 연습해야 한다.


 첫째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 모든 인간이 하나임을 아는 것이다. 인간은 다 죽는다. 남녀노소 빈부귀천할 것 없이 평등하게 죽는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같은 운명 공동체로, 같은 형제자매이다. 이런 만고의 진리를 죽음을 통해 알 수 있다.

 둘째,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런 믿음이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며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면 우리의 죽음은 이웃을 위한 축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복음서에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죽음의 의미이다.

 따라서 죽는 가장 좋은 연습은 예수님을 본받아 다를 사람을 위해 죽는 것이다. 그러면 나의 죽음은 죽음과의 고독한 싸움이 아니라 헌신이 된다. 동시에 구체적으로 죽는 연습을 말한다면 죽음의 전조인 병든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을 직접 자주 방문하며 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돕는 것이리라.


 

백승치 학성동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