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1년 제3회 강원도 장애인 생활 수기 공모 작품 - 입상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2-03-02 11:21:56

강원도장애인단체연합회가 주최한 “2021년 제3회 강원도 장애인 생활 수기 공모입상 7편을 순위대로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은서(도래샘단기보호소)

 

저는 16살 동원중학교 3학년이고 단기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향은 강원도 인제며 아버지와 초등학생 여동생이 있습니다. 지금은 특수학교인 동원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초등학교는 강원도 용대리에 있는 용대 초등학교에 입학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때도 장애인이어서 남자애들은 놀리고 친구도 없이 지내던 중 어느 날 그 친구가 먼저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친해졌고 저와 잘 놀아주고 제가 울고 있으면 다가와서 괜찮냐고 위로해주고 먹을 것이 있으면 저에게 먼저 나눠주는 착한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분노조절장애 증상으로 화가 나면 막 소리도 지르고 물건을 던지며 자해하는 모습에 그 친구는 많이 놀랐지만 다행히 저를 떠나지 않고 함께 해주었습니다. 그런 친구를 저는 화풀이 대상으로 생각하고 괴롭히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절 위해 애써 참아주고 자기는 괜찮다며 그런 말도 해주었던 소중한 친구였는데 전 그 친구의 마음도 몰라주고 계속 짜증을 내고 예민하게 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그 친구는 작별 인사도 없이 전학을 가버렸습니다. 그때 그 일을 생각하면 전 그 친구한테 너무나 큰 죄를 진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친구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전학까지 가버렸을까요?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싶었는데 사과도 못했고 나 때문에 전학을 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많이 울었습니다
. 나중에 아버지가 군인이어서 이사를 가고 전학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았지만 마지막 인사를 나눌 방법은 없었습니다.


전 또다시 외로운 학교생활이 시작되었고 그렇게
6학년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반 중학교인 원통 중학교에 입학을 했고 초등학교 때 받은 상처로 친구 사귀기가 매우 힘들었고 중학교 적응도 힘들고 친구도 못 사귀고 혼자된 기분으로 점심도 안 먹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행복나눔실에서 어떤 여자애를 만났는데 그 애가 저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너 나 기억 안 나니? 우리 같은 초등학교 같은 반이었는데.” 저도 그때야 기억이 났습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잠깐 전학 왔다 다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었는데 그 친구를 다시 만난 것입니다. 그 후로 서로 대화도 통하고 마음도 잘 맞아 금방 친해졌습니다. 서로 집을 오가며 음식도 먹고 잠도 자고 놀러 다니는 절친이 되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또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겨울날 그 친구 패딩에 붙은 껌이 잘 떨어지지 않아 칼로 떼다가 그만 패딩이 찢어지고 말았습니다.


비싼 패딩이라 친구도 속상했지만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이해했지만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변상을 요구했고 결국 부모님들의 싸움으로 번져 일이 커졌습니다
. 급기야 서로 놀지 말라는 아빠들의 말씀이 있었고 서로의 집을 오가며 놀 수도 없고 학교에서도 서먹한 사이로 서로 쳐다만 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학교생활은 다시 어려워졌고 때로는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제 책상에 쪽지 한 장이 책갈피에 꽂혀 있었습니다. “은서야! 난 괜찮아. 네 잘못은 아니잖아!” 그 쪽지를 본 순간 마음에 돌멩이가 녹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너무도 바랐던 일이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 둘의 남모르는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아빠에게 알려질까 봐 서로 마음 놓고 지내지는 못했지만 주말이면 몰래 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만나 햄버거도 먹고 여름이면 시원한 팥빙수도 먹으며 우리들만의 시간을 보내며 아름다운 여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아갔습니다
. 그해 여름 원통 읍내를 돌아다니며 쌓은 추억은 아름다웠으며 무엇보다 나를 비장애 친구처럼 대해주는 그 친구가 너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도 길지는 못했고 저는 특수학교인 춘천 동원학교로 전학을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다시 생긴 소중한 친구와 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은 이번에는 서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고 서로의 연락처를 알고 있어 전화 통화도 가능합니다.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서로 잘 있는지 통화를 하고 핸드폰을 통해 생활하는 모습을 알기도 합니다.


동원학교에 전학 온 후
1년이 지나가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는 아직 사귀지 못했으며 비장애인 친구는 더욱 사귀기 힘들지만 선생님들과 도래샘 단기보호소 언니들이 있어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습니다. 내가 분노를 못 참아 이상행동을 보이는 일도 이제는 거의 없으며 내가 힘들었던 시절 나를 감싸고 위로 해주던 비장애인 2명의 친구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 사과도 하고 싶고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마웠다는 뜨거운 가슴속 내 진심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사회에 나가면 비장애인들과 친구를 다시 사귈 때 지난날 같은 실수는 다시 반복하지 않으며 깊은 우정을 쌓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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