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 한편의 여유] 11월의 시
천기웅 시인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9-11-19 12:41:15



11월의 시

    

어디선가 도사리고 있었던

황량한 가을 바람이 몰아치면

모든 걸 다 거둬가도 외롭지 않은 사랑도

11월에는 스산해지는 계절입니다.

11월엔 누구도

절망감에 몸을 떨지 않게 해주십시오.

들녘이 황량해도

가을걷이를 끝내고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수확물이 가득한 곳간을 단속하는

농부의 마음이게 하여주십시오.

낙엽을 쌓이는 길마다 낭만이 가득하고

밤이면 사람들이 사는 집 창문마다

환한 불이 켜지게 하시고

지난 계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랑의 대화 속에서

평화로움만이 넘치게 하여주소서.

 

유리창을 흔드는 바람이여

~언 전설 속 나라에서 불어와

창문을 노크하는 동화 인양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