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공모전’ 수상작 연재-②
우수상 ‘재취업의 디딤돌이 되어주신 돌봄선생님’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3-02-07 11:05:47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장애아동 가족의 일상적인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보호자의 사회활동을 돕기 위해 돌봄서비스, 장애아 돌보미 양성, 휴식지원프로그램을 지원 하는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매년 우수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공모를 실시,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모두 36개 작품을 접수, 심사를 통해 총 8편의 수상작을 선정해 지난달 21일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보고대회 석상에는 시상식을 진행했다.


‘2022
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수상작 중 최우수상 1, 우수상 2편을 연재한다.

 
재취업의 디딤돌이 되어주신 돌봄선생님’ - 서예수(한국장애인부모회 경기지회 소속/돌봄서비스 이용)


2017년 아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4년 동안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일에 매진하였습니다. 초반에는 경황이 없고 정신없이 아이를 돌보느라 나 자신을 전혀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아이 양육 5년차에 접어들어 모든 상황이 안정이 될 때쯤 뒤늦게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다행히 치료가 잘 되어 나의 삶을 계획해 볼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직이었던 저는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남편과 상의하였습니다. 제가 재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돌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평일 낮 시간 내내 남편 혼자서 아이를 돌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돌봄서비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202110월경 장애아 돌보미 선생님이 연결돼 저희 집에 주2회 정도 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2개월 동안은 돌보미 선생님이 먼저 아이 돌봄에 익숙해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여 아이에게 유동식을 먹이는 방법, 기립기로 운동하는 방법, 자세를 올바르게 변경하는 방법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전달하고, 수시로 동영상을 통해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아이의 하루 일정을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정리하여 드렸더니, 아이에 대해 빨리 파악하시고 정확한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선생님은 단 한 번도 저희에게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었고, 이런 모습들을 통해 돌보미 선생님의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돌보미 선생님이 오시는 날이면 저는 걱정 없이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스터디 카페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재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 또한 야간시간에도 아이를 돌보느라 지칠 때가 많았는데, 돌보미 선생님이 오시는 날은 휴식을 취하거나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재취업을 위한 면접 날에도 편한 마음으로 돌보미 선생님께 아이를 맡기고 면접장에 갔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휴대폰을 보니, 편안하게 지내는 아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셨더군요. 감사했습니다. 이렇듯 도우미 선생님의 지원을 받아 저는 20221월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새 직장에 적응하는 기간에도 돌보미 선생님의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며 편한 마음으로 일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24시간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때에는, 때로는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마음에 아이에게 화풀이하듯 대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낮 시간 동안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이와 분리되어 나의 생활을 하다 보니, 퇴근 후 아이를 돌볼 때 더 사랑을 담아 대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0228월 제 직장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돌보미 선생님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참 많이 아쉬웠습니다.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의 돌봄서비스가 없었다면 저는 재취업에 대한 도전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이의 의료비와 의료소모품비가 많이 드는 편이라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는데, 재취업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전문분야에서 일을 함으로써 성취감은 물론 자존감도 높아지고. 저희 부부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현재는 이사 온 뒤로 새로운 돌보미 선생님이 연결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전 돌보미 선생님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훌륭한 선생님을 만날 기대감에 빠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