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2월의 끝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1-03-03 11:15:23


 

▲우안 최영식 화백.

일년 12 달 중 가장 짧은 달이 2월이다. 2월의 마지막 날을 맞았다.


바리미 일기도 겨우 두 편을 썼고 이것까지 해야 세 편이 된다
. 비대면 생활이 이어져도 집중력이 안 생겼다. 그나마 틈틈이 서간지 소품은 손을 대서 홍매도며 산수화가 제법된다. 작품의 만족도와는 상관없이 그렇다.


추사의 불이선란도 모작 중 한 점은 현곡시인의 짧은 시를 넣어서 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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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은 짧지만 입춘, 설날, 우수, 대보름이 안배되어 있어 의미 깊은 달이다.


지난주에 여러 날 꽃샘추위를 겪었고
, 지나간 후 봄기운이 하루가 다르게 커져간다. 겨울과 봄 사이의 환절기이기도 하다. 겨울잠에 빠진 대자연을 흔들어 깨우려 바람도 많았다.

 

코로나19는 감염자가 3~4백명 선을 일주일 넘도록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백신 접종도 시작이 됐다
. 전 국민이 접종을 하면 판데믹에서 벗어나질 것인지 희망을 가져본다. 이스라엘의 경우를 보면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았지만 감염자는 줄어들지 않고 늘어나고 있단다. 또 여러 나라에서는 변종 바이러스 출현으로 당황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다. 백신도 여러 종류가 나오고 치료제도 전력을 다해 만들고자 힘쓰고 있으니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그 끝은 있을 터이다.


다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자각이 깊고 넓게 번지기를 바랄 뿐이다
. 인류는 코로나가 아니라도 자연을 거침없이 파괴하며 오로지 자본주의의 무한 자연침식으로 광범위한 위기를 재촉하고 있는 중이었다.

 

인류에게 변화와 새로운 모색을 찾아야할 때 바뀔 가능성이 안보이자 감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면 안되게 만드는 건가 싶어진다.


전환의 계기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으리라
. 유엔에서 기후환경을 바꾸자는 결의안을 내놔도 실천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미국은 탈퇴까지 했다.


에너지의 소모는 무지막지였다
. 그런 만큼 대기의 오염은 위기를 느낄 정도다.


그럼에도 개선하자는 실천은 느리기만 했으니 코로나 같은 변수가 아니면 제동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 자발적인 인식전환이 과연 가능할지 낙관이 안되는 인류다.


소박한 삶
, 마음의 평화, 나눔의 미덕이란 지혜를 설파하며 실천한 성인도 많다.


지식이 부족한 시대도 아니다
. 행복지수는 부탄같은 가난한 나라가 높다고 한다.

 

현재 지구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불교, 기독교, 유교, 힌두교. 거기서 갈라져 나온 것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어느 종교든 그 가르침은 훌륭하나 실천으로 구현되지 않으니 허울뿐이다. 종교가 행복지수를 높이기보다는 해약을 끼친 바가 더 많음은 역사를 보면 무수하게 사례가 나온다. 종교전쟁은 일반적인 전쟁보다 더 잔혹하다. 상대가 악이기 때문이다. 으뜸 가르침이 종교이나 성직자부터 신도들까지 실천하는 사람을 보기는 가물에 콩나기 보다도 드믈고 아주 희소하다. 사막에 오아시스 숫자만큼이나 있을까? 전세계에 문화재로 지정해 자랑하는 종교시설은 종교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교리를 안지킨 대표적인 증거들이다. 교회와 성당, 절을 거대하게 짓느라 들인 노력을 이웃들에게 쏟은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