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10월의 기습 한파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1-10-19 10:42:08

 


16, 오후가 되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고 찬바람이 불며 계절이 초가을에서 초겨울로 바뀌는걸 몸으로 체감하면서 좀 당황스러웠다. 아직 논들은 벼를 수확한 곳이 아주 적어서 가을이 머물고, 산야도 녹색이 90%라 가을 느낌은 자연보다는 농작물에서 더 진하게 감지하는 상태인데 밤엔 영하권으로 떨어진다는 기상뉴스다. 급작스런 한파에 몸이 적응 못 한다. 옷차림도 애매하다. 가을 옷으론 감당이 안 된다. 화실 바깥에 놓인 화분들을 실내로 들여놓으러 갔다가 열쇠가 다른 옷에 있어, 화분들을 바람이 가장 적게 받는 곳으로 옮기는 것으로 조치, 가고 오며 찬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어 완전 초겨울 추위에 떨었다. 초당도 처음 보일러를 돌렸다. 기상이변은 이제 일상화가 된 편이다. 시월들어 계속 흐리거나 비가 왔고 13~15일 사흘이 모처럼 맑고 햇볕도 따끈하며 시원한 바람도 불어 상쾌함을 맛봤었다.

 

7일엔 문화원 한국화 현장학습을 산천화루에서 진행, 1명만 개인 사정으로 결석, 9일은 한글날, “한국이 선진국으로 올라서며 한글의 성가도 나날이 높아져간다. 뿌듯하다. 쉽고도 아름다우면서 과학적인, 한글의 매력까지 함께 익히고 있다. 방탄소년단 전 세계 아미들이 불지핀 한글 열풍미얀마 민주화 투쟁에서는 방탄소년단의 한글노래 가사가 새로운 희망의 상징이 됐다. ‘빛은 어둠을 뚫고 나가 / 새 세상도 너를 원해한국드라마와 음악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한글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신문에서 본 기사의 일부다. 세계에서 문자의 창시자가 있는 건 한글이 유일하다. 백성을 위해 만들었지만 양반들의 사대주의로 아녀자들이 사용하며 천대를 받았다. 고작 근대들어 백여 년의 사용으로 이뤄낸 성과는 놀랍고 눈부시다. 문맹율이 가장 적은 나라이기도 하다. 수십 개 나라 대학에서 한글강좌를 두고 있으며 빠르게 더 늘어가는 중이다.

 

10일은 형님부부와 양평 방문, 형님의 학교 동창 정형이 하고 있는 비가림 대추농장을 가봤다.


나 또한 이웃에 살았었으니 잘안다
. 비가림 대추농장은 발산리 초당 이웃에도 있어 생소하지는 않다. 정형 부부도 점심을 함께 한 후 용문사로 향하다가 차량이 밀려 일찍 포기, 돌아오는 길에 홍천 수타사를 들려 용문사 못들린 아쉬움을 달랬다. 수타사도 관람객이 꽤 있었으나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다. 애호하는 절 중에 하나다. 홍천읍내서 수타사까지 몇 차례 걸어간 적도 있다.


용담과 그 윗쪽 계곡도 화폭에 담았었다
. 홍천서 춘천까지는 호우를 동반했다. 시내로 들어오니 기세가 얌전해졌다. 집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연극하는 후배가 차린 카페가 있다. 2일 개업날 들렸었고, 11일 오후에 천문대를 운영하는 후배가 찾아와 같이 카페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 우두동에 있는 한식당에 가서 두부찌게로 저녁을 먹었다. 둘다 좋아하는 단골집이기도 하다.

 

13, 화루에서 10월 두 번째 현장학습을 가졌다. 이번에도 1명만 결석, 2시간이 짧게 느껴질만큼 진지하게 집중한다. 이것도 몇 회 안남았다. 다음 달 중순경이면 끝난다. 22일 개막하는 춘천뿌리전에 곁들여 하는 작은 개인전 원로작가전을 하는데 올해는 내 차례여서 별도 팜프렛 만든걸 택배로 받았다. 골라놓은 기존 작품에 신작도 곁들이려 한다. 강원미술대전 초대작가전에도 홍매도를 냈다.


20
호 크기다. 예우회전도 있다. 역시 가을은 미술의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제약이 있지만 전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조심하느라 못 가보는 경우가 더 많아서 미안해진다. 수겸초당 울 밖도 안 나가는 날이 더러있다. 생필품 구입차 편의점에 가끔간다. 차분하고 잔잔한 생활이다. 유튜브에 많이 빠져지낸다. ‘오징어게임축약본을 유튜브에서 봤다. 세계적으로 폭발적 반응을 받고있는 한국드라마다. 김구 선생의 소원이었던 문화대국이 실현되고 있음이다. 미래는 더욱 밝기만 하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이 풍족할만 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인류가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 되기를 원한다.‘ 백범일지 중에서 나의 소원 일부를 추려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