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음을 그려 낸 에세이]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사회를 바라며
전국 최초 지적장애인 가수, 철부지와 그 어머니를 응원함

지소현 승인 2021-12-14 14:30:19

 

지소현 수필가/본지 발행인

강원문인협회 이사, 강원수필문학회 부회장 등 수필집: 지혜로운공존 외 3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전문 강사 강원문화예술인 유공자(문학부문)표창 등 다수

 

제가 철부지 김형천 군과 어머니인 정려운 여사를 만난 것은 2018년 초가을입니다. 강원도에서 전국 최초 지적장애인 가수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 기사를 쓰고자 함이었습니다. 무대에서 대중들과 호흡하는 가수는 노래 실력 못지않게 순발력도 필요하다는 것이 보편적 생각이지요. 그런데 효과적인 소통도 힘든 지적장애인이 가수라니요. 놀라운 주인공을 만나려고 숲에 향기라는 카페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멜로디를 타고 세상 밖으로 나온 철부지 군은 밝고 활달했으며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훌륭한 인물 뒤에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편견을 뛰어넘은 철부지에게도 어머니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장애인 자녀 부모들의 희생적인 삶을 많이 보아왔으나 철부지 어머니는 특별했습니다. 아들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남다른 용기를 낸 것입니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는 타인의 행동 역시 이해득실 잣대로 평가하려고 듭니다
. 여기에 철부지 어머니는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했습니다. 아들을 상품화(?)하여 돈을 벌려는 것 아닌가, 불가능한 것을 너무 가혹하게 시키는 것이 아닌가 등 세간의 오해들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어머니가 펴낸 책
마마를 통해 그분이 천성적으로 이타심이 발달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철부지는 재혼한 남편의 장남입니다. 처음부터 철부지에게 끌리고 급기야는 가족이 되려고 결심했다 합니다. 그 후 시각장애인 학교 기숙사에 있던 철부지가 트로트를 좋아해 열심히 카세트를 공급해 주었다고 합니다. 방학 때면 남들에게 뒤처지는 공부도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5학년인데도 불구하고 구구단도 못 외고 학습 효과가 없음이 이상해 진단받을 결과 지적장애 2급 판정이 났다고 합니다. 중복장애(시각장애, 지적장애)였던 것입니다. 졸업 후 이런저런 사연으로 돌봄이 전적으로 어머니, 정려운 여사의 몫이 되었다고 합니다.


뇌병변
, 혈압, 비염약을 복용하며 건강 상태가 엉망이었던 철부지, 위축되어 타인과 눈조차 맞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이웃집 할아버지를 따라 난타와 노래 교실에 참여시켰고 음악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고 합니다. “아들! 좋아하는 노래를 평생 하면서 살 수 있도록 가수 만들어 줄게.” 남편, 가족, 주변 사람들이 비웃었으나 오직 철부지가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견뎠다고 합니다. 드디어 20185월 가수로 데뷔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어머니의 자작 시에 고인이 되신 원종락 선생님이 곡을 붙인 노래로 말입니다. 지역 신문과 “kbs 노래가 좋아프로그램 등 각종 매체에 모자의 이야기가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크고 작은 무대 기회가 주어지고 소소한 수입도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를 철부지 장학금을 만들어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면서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지요. 지역사회 따듯한 분들이 응원에 나서고 최근에는 가수 김범룡 님까지 동참해 주신다고 합니다.


가슴으로 낳은 장애아들 손을 잡고 세상에 나온 어머니 이야기
, “마마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누구나 꿈꿀 권리가 있고, 사회는 그 꿈을 지지해 줄 의무가 있지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꿈을 꾸고 용기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봄바람처럼 번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1
4, 정려운 산문집 마마발간 축하 글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