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눈 내린 날에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1-12-21 11:18:35

 


1218, 현곡시인이 전화를 하면서 점심을 먹었냐고 물었다. 아직이랬더니 차를 가지고 수겸초당으로 왔다. 근래 서로 좀 뜸했었다. 근화동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두루치기로 식사, 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하고 있는 소소서우회 7인전을 같이 보러갔다. 눈발이 드믄 드믄 날리기 시작이다. 현관에서는 접종 확인이 필요했고 스마트폰에 제시해놓은 번호를 입력하니 확인이 금방 됐다. 한 사람 당 10점 이상씩 걸었으니 합동 개인전이나 다름없다. 모두 전, , , 행을 고루 내놨다. 문인화와 한글을 곁들인 분도 있었다. 큰 전시장이 꽉 찼다. 춘천교대 출신들이다. 전임 총장도 둘이나 되고 대부분 교육계에서 평생을 헌신했으니 서예도 모범적이다.


내용 또한 고전명구들로 채워졌다
. 가장 작품을 많이 건 죽림형이 현관서 부터 반겼다. 초교 교사시절부터 원주의 서예계를 위해 애썼었다. 모교의 교수와 총장을 지냈다. 정이 깊다.


나는 몰라도 출품자들은 모두 나를 알고 있어 환영을 해줬다
. 먹을 갈고 붓을 잡아서겠다.

 


전시장을 나와 현곡과 산천화루로 오는 동안 점차 눈발이 제법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

화실에서 요 며칠 동안 작업한 합죽선 두 점과 손을 풀기위해 서간지에 작업한 소나무, 매화 소품들을 보여줬다. 첫 날은 새벽 2시에 귀가하고 나머지 사흘 동안은 12시 귀가를 했었다.


홍매도를 친 합죽선은 서간지에 몇 장 연습하고는 바로 거침없이 작업이 됐는데
, 율곡송매도는 며칠 동안 서간지 연습을 하고도 본 작업만 하루 8시간 넘게 이틀이 걸렸다. 이렇게 공력을 들여 그려봤던가 싶다. 무형문화재10-4호 엄주원 선자장의 합죽선에 그린 것이라 그에 값하는 작품을 담고자 최선을 다한거다. 부탁하신 분 또한 안목을 가지신 분이기에 더욱 그랬다. 부채는 오래 전에 인사동서 구입해 가지고 있던 것이다. 선자장은 검색을 해보니 작고하셨다. 한 달의 절반을 소비했으니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혔다. 어제는 화제 쓰고 낙관까지 해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