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벌써 3월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2-03-08 11:42:34

 


지난 달 18일부터 와송도 작업에 푹 빠져들어 하루를 쉬고는 계속 몰입을 했다. 심신이 다 지쳐있는 상태이다. 낮에 자고 밤샘을 하는, 습관의 변화도 있기에 더 그럴 테다. 먹 작업이 끝나고 등걸의 1차 채색과 솔잎에 진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옹달샘도 들어갔다.


작업하며 계속 고심하는 건 소나무와 어울릴 매화를 어떻게 구성시키느냐에 있다
. 좀체 이거다 하는 배합이 안 나온다. 선암사는 매화로 유명한 사찰이기에 그렇고 와송도와 조화롭게 고매를 곁들여 내 작품세계를 확장, 심화시키고 싶은 생각도 절로 생기기 때문이다.


와송이 주연이고 매화가 조연이 된다
. 직립인 노송이라면 매화와 결합이 자연스러울 텐데 누운 소나무라 뿌리 쪽 공간은 여유롭지만 좀체 어울리는 조합의 구상이 펼쳐지질 않는다.


풀어내야할 어려운 난제에 다름 아니다
. 안 해봤던 새로운 시도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2월에 완성을 시키고 싶은 건 내 욕심이고 나름 노력을 했으나 먹 작업으로 등걸과 가지, 솔잎을 달고 등걸에 황색작업만 몇 차례 하며 맨 앞쪽에 나와 있는 솔잎부터 채색작업을 시작, 두텁게 처리하는 채색은 내 손에 익숙한 작업이 아니어서 꽤나 까다롭고 힘이 든다.


어쩔 것이냐 극복하며 해나가야지
. 3월 들어서도 언제 끝날지 예상이 안 된다. 첫 날은 너무 피곤해 시작한 이래 두 번째 쉬었다. 둘째 날은 기분전환 겸 달샘의 권유도 있어 철원의 삼부연 폭포와 산정호수, 한탄강 지질공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몇 년 전에 한 번씩 다녀본 곳들이다. 삼부연만은 기회가 더 많았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계절 탓도 있을 터이다. 이번에 폭포가 가장 웅장하고 크게 와닿았다. 겨울이어선가 못 보던 세부들이 잘 보였다. 산정호수는 처음보다 아기자기하고 아담하게 다가왔다. 비둘기낭은 물이 없었다.

 

기온은 모처럼 포근했다. 지난 며칠 동안 한파가 제법 매서웠었다. 꽃샘추위였을 테다. 봄은 차근차근 가까이 오고 있음이다. 산정호수에서 느낀 봄기운이 참 포근했다. 호수엔 얼음이 다 풀린 것은 아니나 봄볕이 부드럽고, 바람도 없었다. 봄기운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명성산 암벽들이 호수의 소나무들과 어울리며 돋보였다. 제방 쪽에는 포천 문협, 미협 회원들의 작품들이 난간에 줄지어 걸려있었다. 원작이 아닌 복사본들이라 좀 아쉽지만 포천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트롯가수 영웅이와 동료들 사진이 포토존으로 몇 개 보였다, 이 시대의 모습이겠다. 지질공원에서도 봤다. 비둘기낭은 물이 말라서 실망만 했다. 더구나 찬바람이 한겨울을 만들었다. 귀가는 처음으로 백운계곡을 거쳐 왔다. 곡운구곡 기록에서 많이 접하던 곳이다. 화천 사창리 쪽으로 가면 철원이 멀지 않다.

 

지난 십여 일 동안 작품에만 몰입하느라 대통령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도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만난 사람도 없다. 후보마다 최선을 다할 테고 하늘이 도와야 될 터이다. 민심이 곧 천심 아니던가. 이 나라 국운이 더 커져갈 거란 믿음은 굳건하다. 각 대선후보 지지도는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던 현상이란다. 투표일 일주일 전이면 표의 향방이 정해졌었다고 한다. 박빙으로 누가 될지 안개속이다. 이젠 선진국 수준의 국민들이다.


그들의 선택과 판단을 믿어야 한다
. 만에 하나 지도자를 잘못 선출했다고 문제가 생기면 그냥 두고 보기만 할 국민들도 아니다. 평화로운 거대한 촛불집회를 통해서 보여주지 않았던가.


유튜브를 통해서 한국인들의 양심과 정직한 국민성을 칭송하는 걸 자주 접한다
. 대개 젊은이들의 행동이다. 젊은이들의 좋은 습성은 부모와 교육과 사회가 만든 것이다. 미래의 밝음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