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2 평창장애포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패럴림픽 무브먼트로 물들이다”
〈발제원고〉 패럴림픽과 무장애도시 공감(PLUS) / 임기연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강원도협회장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2-03-22 11:21:06


 

임기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강원도협회장

 

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뒤로하고 2022220일 폐회식을 통해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34일부터 313일까지 진행한 베이징 패럴림픽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패럴림픽까지 대한민국-일본-중국 순서로 동아시아 3개국이 연속으로 올림픽·패럴림픽을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패럴림픽의 경기장 3곳이 패럴림픽과 관련되어 있고 나머지 20곳의 경기장이 있었습니다. 23곳의 경기장 주변 시설이 무장애 엘리베이터 및 도로 시스템을 통하여 장애인에게 주는 불편을 줄였으며 국가 수영센터의 경우 화장실은 모두 전동문을 사용하고 거울은 경사각도로 설계하였습니다. 또한 국가체육관, 국가수영센터는 장애인 관람객을 위해 최적의 경기관람 좌석 배치를 하고 국가체육관의 경우 빙상종목 훈련경기장은 바닥이 평평하게 설계되었으며 상·하반신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벽면에 두 개의 버튼을 설치하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배리어프리 동계올림픽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일본의 경우 패럴림픽을 두 번 개최하는 최초의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며,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시작부터 장벽을 제거하자, 누구라도 도쿄 2020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에 도쿄를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기 쉬운 도시로 만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장애인 스포츠를 영어로
‘Parasports’라고 합니다. ‘또는 함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전치사 ‘para’‘sport’를 합친 단어로, 다양한 장애를 가진 개인들이 즐기는 스포츠를 나타냅니다. 패럴림픽은 대중과 교류하면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비장애인의 관심을 높여 장애인을 위한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장애인 스포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세대의 장애인들에게 신념과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징검다리를 건너기 위해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이 있습니다
. 한국에 거주하는 263만 명의 장애인, 일본에 거주하는 600만 명의 장애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행위, 즉 열차를 타고, 편의점에 가고, 백화점 2층에 올라가는 등과 같은 일에 매일 도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를 통해 본인의 장애를 극복하고자하는 장애인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장애도시입니다.


무장애의 개념은
Barrier Free라는 개념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Barrier Free를 문자 그대로 옮기면 장벽이 없는또는 장애물이 없는것을 의미입니다. 건축 환경에서 이 용어는 장애인과 노인 등도 이용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의미로 사용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사용이 될 때는 이 용어는 단순히 물리적 장벽이나 장애물이 없는 것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이때의 장벽에는 물리적인 계단이나 이용할 수 없는 화장실 등만을 의미하지 않고 사회적 태도와 문화적 장벽 등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노인 등에 대해 갖게 되는 모든 편견과 거부, 의도적 배제, 제한과 같은 차별을 의미하게 됩니다. 따라서 무장애 운동은 단순히 물리적 장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사회의 인식이나 차별도 함께 개선해 나가는 운동인 것입니다. 무장애 운동은 디자인의 개념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건축 환경 디자인의 경우 젊고 건강한 남성을 위한 디자인이 위주였으나 이에 벗어나서 여성, 어린이, 노인, 일시적인 부상자, 장애인 등이 접근할 수 있는 편의 시설 디자인(Barrier Free Design)이 등장하였습니다.


무장애 운동은 기존 우리 사회의 구성원 및 사용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며
, 장애인 등 소외 계층이나 비주류 계층에 대한 인식도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가진 자, 힘 있는 자로서의 배려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로 인식이 달라지며, 장애인이나 노인이 접근하고 이용하기 쉬운 건축 환경이나 도시환경의 계획과 디자인은 이제 장애인 등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사회의 의무이며, 같은 사회구성원에 대한 당연한 도리인 것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무장애도시 운동은 바로 이러한 배려에서 의무로 전환하는 운동이며, 장애인 등을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무장애도시에는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 경기도 수원시, 양주시, 포천시, 경남 진주시, 광주 북구 등 전국 10개의 시·군은 무장애도시 조성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특히 경상남도 진주시의 경우 2012년부터 준비를 하여 2013년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이래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상남도 거제시의 경우 5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무장애 관광시설 개선, 무장애 거리 조성을 위한 보도정비, 무장애 관광지도 제작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아직까지 강원도에서는 행정적인 부분에서는 무장애도시관련 부서가 설치되는 등 조금씩 발전해 나가지만, 실행하는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여 법과 제도를 집행하는 부분에서 다른 시·도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있어 많은 발전이 필요합니다.

 

옆 나라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관광공사의 역할을 일본정부관광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국 홈페이지 첫 번째 화면이 feel free with japan 배리어프리 일본여행입니다. 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난 이후 남겨진 유산에 무장애도시 관광을 결합하여 누구든 관광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사용되던 경기장들과 숙소뿐만 아니라 도시에 유명 관광지, 공항, 기차 그리고 휠체어가 탈 수 있는 인력거까지 포함하여 모든 부분에서 무장애도시를 목표로 비장애인, 장애인, 고령자, 사회적 약자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우리 강원도도 모두를 위한 관광도시 조성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여 시민, 기업, 공무원에게 무장애도시에 대한 개념과 인식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이 확대 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림픽·패럴림픽 유치를 했던 도시로서 올림픽·패럴림픽의 유산을 중점으로 관광 약자에게 장애물 없는 다양한 관광코스를 개발하여 장벽을 허물기 위해 더 노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가 사람을 약자로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크든 작든 목표가 있고, 의지도 존재합니다. 적어도 모두에게 시작이라는 평등한 출발점이 주어져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권리도 나옵니다. 올림픽 개최를 했었던 강원도를 기점으로 전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차별과 장벽을 넘어 우리 모두가 평등한 도시로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