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한참 늦은 거다. 오죽하면 불볕 무더위에 편의점 다녀오기 엄두가 안 나서 본의 아닌 금연을 이틀이나 했을 정도다. 화실에 담배 3갑이 있는 걸 알지만 편의점이나 화실이나 거리가 비슷하다.
초당의 위치가 딱 중간 지점이다. 담배를 참는 게 생각보다 수월하기도 했다. 예전에도 일년에 한번 정도 며칠간 절로 담배를 안피우는 경우가 있었다. 비도 몇 차례 내렸지만 해갈까진 아니다.
날씨와는 무관하게 밭작물, 논작물들은 정상적으로 성장해 옥수수는 이미 키는 넘게 자라있다.
문화원 한국화반 수업은 둘째 주, 셋째 주 치렀다. 출석률은 좋은 편이 아니다. 장곡시인의 방문이 있었고, 삼분지 일 크기 달을 넣은 백매도를 한 점 완성해서, 부탁한 글귀를 넣고 낙관, 곰배령식당에서 모여 점심을 먹으며 전달식을 가졌다. 모처럼 시내 외출이었다. 문화원 학예사 한 분의 수고를 빌어서다.
17일엔 현곡시인이 새 시집 ‘멧새가 와서 사랑처럼 울었다’를 주러 초당에 들렸고, 점심을 샘밭 버스 종점에 있는 청국장집에서 함께 먹으며 축하의 자리를 가졌다. 시집엔 ‘바리미 초당’ 시 한 편이 실려 있다. 헤어지고 얼마 안있다가 현곡은 윗동네 사는 도예가 권선생과 다시 화실로 왔고 발산리에 있는 횟집에서 회식을 길게 했다. 권선생도 현곡의 새 시집에 실려있다. 서로 알고는 있었지만 권선생과 자리를 함께 하기는 처음이었다. 현곡과 권선생은 한 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동료이자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희민이와도 화실에서 만났다. 특별히 분주한 것도 아니면서 다양한 만남 속에 내 할 일을 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