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철 본지 기자(수필가, 화가, 시인)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일상을 회복하려는 움직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모처럼 불어온 훈풍으로 억눌렸던 여행심리가 되살아나고 관광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 된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병폐가 찾아왔다.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애지중지하다 버려지는 유기견 문제다.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니 가슴 쓰리다. 한 해 버려지는 유기동물이 무려 1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통계를 보면 국내 반려동물시장은 1조 원 규모에 달한다. 전체 가구의 17.4%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그중 94.2%가 반려견이라고 한다. 이에 버려지는 10만여 마리 외에 보호소의 유기견은 극소수며, 2주가 지나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된다. 하지만 실제로 희생당하는 동물은 공식집계의 몇 배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는 애완견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 매체 오락 프로그램이 예쁜 모습만을 부각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 충동구매’에 나섰으며, 귀찮아지면 슬그머니 내다 버리는 행태가 만연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주거문화가 유기견의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전원주택같이 독립성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아파트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에 마음 놓고 키우기란 쉽지 않다.
반려견은 한번 쓰고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인간과 눈 맞추고 교감한 생명체다. 아프다, 장애다, 성견이다, 귀찮다라는 이유로 길거리나 유원지에 버려서는 안 된다. 반려견을 들일 때는 일생을 돌봐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성숙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