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7월의 끝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2-08-02 11:37:14


 

7월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여겨질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고 이제 끝날이다.

 

27일 문화원 한국화반 수업, 모처럼 세 분이 출석, 문화원 직원도 다녀갔다. 활기가 감돌았다.


수업 끝나고 부귀리서 저녁 회식이 있어 달샘과 갔고
, 회식 전에 모처럼 산막골까지 가봤다.


청편산방은 건물구조가 취약해 사용할 수 없다는 교육청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 온통 풀밭인 상황, 얼마나 수풀이 우거졌는지 운동장에서 윗쪽 건물이 안보일 지경이다. 오죽이 무성한건 반가웠다. 사람이 안살면 건물의 노후화는 가속도가 붙음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꽉 채워 19년을 여기서 지냈다. 20004월부터 201811월 말까지다. 들어간 첫 해는 최악의 지옥 같은 생활이었다. 온통 꼬이고 뒤틀리는 일들의 연속이었으니까. 다시 떠올려도 끔찍한 시간들이었다.


40
대 후반에서 60대 중반까지다. 산방 건물을 운동장에서만 올려다 보고 곧장 돌아나오고 말았다.

 

부귀리 베드로님이 보양식을 마련해 지난번에 모였던 네 부부가 자리를 함께했다. 계류 위쪽에 위치한 화명초당[和鳴艸堂]에서 회식, 이 날은 사랑론이 화두였다. 부부간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경험담이 넘실댔다. 모든 일에 부부가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그걸 체득하기까지의 과정이 토로됐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무수히 겪어온 백전노장들의 이야기는 모두 공감을 하면서산중이라 자연 자체가 에어컨을 가동한 것처럼 시원함을 만끽했다. 시인 부부한테서 복숭아도 한 상자 선물 받았다. 부귀리계곡은 고 황수관교수가 건강촌으로 만들고자 했던 최상의 조건을 갖춘 아름다운 자연이다. 아주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안으면서 평탄하고 차 한 대 쯤 다닐 수 있는 비포장도로가 계류 옆으로 있다. 사람이 접근하는 건 허용을 안 하는 특이한 청정 계곡이기도 하다. 매력이 많다.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정성헌선생이 이 계곡에 거주하기도 했었다. 자연파괴가 없어 좋다.

 

29, 현곡시인의 전화를 받았다. 전날 이장님을 만나 문화원에서 의뢰한 삽화 대상지 둥 성문바위와 성황목을 물었고 현곡이 사는 동네에 있을거라 해서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했던 터다. 확실치 않으니 같이 답사를 해보잖다. 차를 가지고 왔다. 강원도립수목원 입구에 바위가 있긴 하나 빈약하고 성황목이 없다. 한참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한시가 새겨진 바위와 성황목이 분명한 거목이 있었다.


짐작 컨데 여기가 성문바위와 성황목인 듯 했다
. 점심을 평양냉면에서 먹고, 현곡이 연락해 최근 장편소설 세 남자의 겨울을 출간한 병욱씨 부부를 지내리 카페에서 만났다. 책은 작가한테 얼마 전에 먼저 받았었다. 산천화루로 옮겨서 대화를 나누다가 저녁으론 이른데도 남촌막국수 별관으로 가서 또 식사. 현곡과 아침못을 다시 살펴보고 왔다. 내 산책 대상이기도 해서 친숙함에도 단조로운 게 단점이다. 향토지 신북읍 편에 아침못이 빠지면 안 된다는 내 생각이다. 춘천관광사진집엔 빠졌다.

 

29일은 아예 화실에서 밤샘을 하며, 30일엔 샘밭 고인돌과 아침못, 막국수체험박물관 건물을 삽화로 작업, 오늘은 소양댐과 삼한골, 샘밭 장터를 다루려 한다. 한 달의 시간을 줬건만 이렇게 초읽기로 하게 된다. 오늘이 마감날이라 다 끝내야 한다. 마무리가 될 듯하다. 신북읍을 대표하고, 춘천을 상징하는 소재로 저 여섯 곳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작업은 참 생소하다. 책에 실었을 때 어떻게 보일까 감이 잘 안 잡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