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구(강원점자도서관 관장)
널 처음 만났을 때
낯설고 어색해
겨울 바람 나목에 휭휭 부딪는 소리
밤새 슬펐지
너와 함께하며
끝없는 먼길 위에
널 버리고
주저 앉고픈 맘 어찌 없었으랴마는
널 진정 마음으로 품어 하나가 되고서야
뒤돌아 보지 않고
너의 자국 자국에
모진 질경이 포기 포기 심고 또 심었었지.
길 끝 아직 아득해도
오롯이 너만이
따뜻한 숨결로
내 삶에 구부러짐 없게 하였으니
영영 소중한 너
널 손과 마음에 지닌 이들은 안다
첫 만남의 휭휭대던 슬픔들
질경이 다시 돋아 하얀꽃 피는 봄의 예견이었음을
흰지팡이!
너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