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손님, 매화 소식, 눈, 비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3-01-26 11:40:57


 

110, 대구에서 행보를 한 지산 선생 부부의 방문을 받았다. 헤아려보니 3년만의 만남이다. 오랫동안 해오던 학생들 가르침도 끝맺음을 했고, 봄 되면 전남 장흥 관산읍의 한 동네로 귀촌을 할 계획으로 있다. 농가 주택을 구입해 놓은 상태다. 대구 사람이 전남으로 갈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하다. 마을 뒤 쪽으론 천관산이 있고 동내 입구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송으로 효자송이 있단다. 내게도 장흥은 좀 생소한 고장이다. 검색을 통해 살펴보니 자연환경은 좋아보인다. 이웃 주민들과 풀어가야 할 원만한 관계가 과제인 듯 하다. 본체는 전통 한옥이고 별채는 현대식 건물이라 했다. 연락을 받고 성위 화백도 발산리 수겸초당으로 왔다. 집에서 지산 선생이 장 봐온 재료로 별미 음식을 만들어 저녁을 함께 먹었다. 초당보다는 더 넓고 따듯한 내 화실 산천화루로 옮겨 쌓였던 정담을 나눴다.

 

 

산막골 생활 3년차 부터 컴퓨터를 놓고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면서 지산선생이 주도하던 프로는 아름답다라는 모임을 12일로 산막골서 가졌었다. 여러 분야에서 전문직을 가진 남녀들의 단체였다. 줄여서 프아라고 불렀다. 가르치는 고등학생들과 해마다 와서 자연을 체험하게 만들기도 하면서 인연을 계속 이어왔었다. 시내 생활보다는 산막골에서 범위가 더 넒어지고 깊어지는, 다양한 사람들과 첫 인연이 많이 생겼었다. 이런 상황은 전혀 예정에 없던 것이다. 인터넷이란 신문물이 만들어낸 현상이었다. 잊을 수 없는 인연들이 이어졌다.


산막골 들어간
3개월 만에 안사람이 저질러 놓은 지옥 속으로 빠져들며 내 생애 가장 큰 고통을 겪기도 했었다.그 후유증은 길게 작용을 했다. 미치지 않은 게 기적처럼 여겨진다.


친교도 없던 후배까지 동네 사람들과 일방적으로 골치거리를 만들어 이중고를 겪어야했다
.

 

새벽까지 이야기 나누고 여자들은 초당으로 내려가고 남자들만 화실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서간지에 백매도 두 점을 아침
7시까지 작업 후 잤다. 1점은 지산선생의 장흥 집에 입주 축하로 걸라고 선물했다. 토속촌에서 청국장으로 아점을 먹고 터미날까지 태워다 주고 작별, 장흥에서 다시 보자고 했다. 12일자 강원일보엔 강릉에 활짝 핀 백매화 사진을 크게 실으며 꽃소식을 전했다. 역대 최고인 영상 18도를 웃돌았단다. 여러 해 전에 영상 17도를 갱신한 거랬다. 꽃망울이 맺혀도 여간 이른 게 아닌데 만개한 모습이라니 반가우면서도 얼떨떨하다. 한 겨울에 이상 고온으로 생긴 현상이기 때문이다. 13일엔 비가 주룩주룩 내리며 쌓인 눈과 얼음을 녹였다. 그리고 다시 15일엔 눈이 내리며 은세계를 만들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진다. 계속 흐린 상태에 다시 기온이 내려가 매우 추워질 거란 기상 예보다.

 

춘천문화원이 역점 사업으로 펼쳐내는 동지[洞誌] 발간이 있다. 그동안 소양동, 근화동, 약사 명동이 출간됐고 이번에 조운동, 신북읍, 교동이 출간되어 택배로 보내왔다. 춘천시는 25개 읍,,동으로 형성되어 있으니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 이번에 신북읍지 표지화와 속표지화를 내가 담당했다. 앞표지엔 샘밭장터, 뒷표지엔 소양강댐 그림이 들어갔다. 1부에서 6부까지 속표지화가 있다. 샘밭장터, 소양강댐, 막국수박물관, 삼한골, 고인돌, 아침못을 소재로한 작품들이다. 목차에도 쓰였다. 샘밭장터와 소양강댐, 막국수박물관 그림은 몇 번 씩 사용되고 있다.


조운동은 유환석화백
, 교동은 황효창화백이 담당했다. 출간은 작년 연말로 예정했던 건데 조금 늦어진 것이다. 25개 읍면동지가 완간되면 문화원의 가장 큰 업적이 될 터이다. 산막골서 나와 신북읍에 자리잡음으로 이런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산막골에 있더라도 북산면지를 맡긴 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