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초여름 같은 기온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3-04-25 12:04:32


 

오늘은 4.19혁명 기념일. 독재 정권을 물러나게 만든 고교생, 대학생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다.

 


장기 독재와 부정투표로 죽어가던 민주주의를 되살려낸 기개와 함성은 전국을 뒤덮었었다
.


봄이 왔다지만 어제까지도 밤은 물론 낮도 기온이 낮아서 몸을 움추리게 만들 만큼 봄 답지 않은 변덕이 널 뛰는 날들이 이어졌었다
. 온화한 봄기운은 깊이 어디로 숨었던 것일까. 그럼에도 꽃들은 피고 지며 신록도 벌써 산들을 뒤덮은 상태이다. 이런 이상한 봄이 내 생애에 또 있었던가 기억에 없다. 찬 기운의 엄습을 질리도록 경험했다. 오늘 갑자기 영상 27도라던가 초여름 기온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방에서 난방없이 한기를 안 느껴 본 것도 처음이다. 찬 기운은 집요하게 온화함을 막았다. 그런 영향도 있어 바리미 일기도 쓰여지지 않았다. 움추리고 지냈다.


장곡시인의 작고 이후 기분도 뭔가 안 풀리는 상황이 계속됐었다
. 기묘한 봄 경험이랄까 그랬다.

 

329. 김유정문학촌에서 가진 김유정 추모제에 모처럼 참석을 했다. 날씨도 좋았고 기온도 포근했다.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봤다. 이런 행사에 참석해 보기도 오랜만이다. 이외로 긴가민가 하는 사람들의 인사도 많이 받았다. 옆에서 누군가 그런 나를 이외라는 듯 신기하게 보기도 했다.


내 느낌도 그랬다
.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다. 김유정문학촌은 내 글씨 전시장이기도 하다. 문학기념관, 이야기집, 기념사업회, 우체국 간판을 내가 썼다. 주최측에서 내는 점심도 먹고, 책인쇄박물관을 거쳐, 홍운선생의 문학의 뜰에도 정하선생 부부, 최이사와 함께 들렸다.


30
일엔 지내리 현곡시거에서 주인장과 석주시인, 최이사와 함께 만발한 청매화를 보고 나를 찾아온 김부국장한테 탐매행 때 허목사와 오선생 김부국장이 찍은 사진들을 책으로 만든 걸 받았다. 내 것까지 포함해야 되는데 보낼줄 몰라 못했다. 4권만 만든 희귀품 고급 책이다. 훌륭한 기념품이겠다.

 

4월 들어서는 며칠 동안 초당에서 칩거, 5일 달샘과 양평에 있는 카페 수수까지 가서 기분 전환의 시간을 가졌다. 카페 안에 보기 드믄 거목이 몇 그루 있어 앞의 강 풍경과 더불어 좋아하는 곳이다.


6
일엔 산천화루에서 정여사, 오여사와 만났다. 문인화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다. 일주일에 한 번 씩 수업을 하기로 했다. 올해 춘천문화원 현장 수업은 안한다. 날씨는 종잡기 어려운 변칙의 연속이다.


11
일은 달샘의 절친인 매직선생이 찾아와 동면에 있는 한식당 장독마을로 가 점심을 대접했다.


두릅이 제철이라고 전을 만들어 맛을 봤다
. 12, , 오여사 오후 2시에 첫 수업. 3시간을 했다.


수업 자세는 성실해서 기대를 가지게 한다
. 17, 화실에 올라가다가 이장댁에 들렸는데 아침에 마당의 수도가에서 얼음을 봤단다. 그만큼 기온이 낮았다. 18, 두 분과 2차 수업을 했다. 19, 달샘이 초당 앞마당에 화단을 만들고 화원에서 구입한 화초들을 심었다. 뒷마당 모란은 꽃망울이 유난히 많다.

 

20, 형의 전화를 받았다. 다음 날 오후 5시에 나를 만나러 손님들이 화실로 올거란다. 시간맞춰 두 분이 왔다.형도 조금 늦게 와 합석, 고교에서 교편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한 분이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소장품 중에 내 산수화 소품도 있단다. 우선 우안화첩 소의 눈, 솔의 눈을 보다수류화개산문집 다시, 발산리에서와 나와 관련된 글들을 모은 한 점의 생각 솔 숲에 들다를 드렸다. 저녁까지 함께 먹고 앞으로 자주 만나기로 했다. 작가로서 애호가를 만나는 것은 가장 기쁜 일이 된다. 좋은 인연으로 길게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목영진선생과의 인연도 형이 면에서 방위로 근무하다 관심을 가지고 알려줘서 만남이 이뤄졌고, 목선생으로 인해 소헌선생님의 문하에 들 수 있었다. 남천선생도 그분의 책을 구입해달라고 형한테 부탁했고, 인사동 필방에서 연락처를 받아 내게 연결이 되었다.


산천화루로 옮김에도 그랬고
, 이번 만남도 형이 연결해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인연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