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과의 담화] 창간 20주년 기념 인터뷰 - 강원도 교육감 민병희

이동희 승인 2017-01-11 22:06:37

강원도 교육감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 민병희   



 

 

 [질문]  지난 6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전국 시도교육감 공약 이행 평가 결과를 발표한 결과 강원도교육청이 최고 등급인 SA를 받았습니다. 교육감님이 직접 누리과정 예산을 위한 청와대 1인시위 등 불철주야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 수업과 평가를 바꾸는 것입니다. 제 취임 이후에 바뀐 것도 많다고 하지만, 학교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업과 평가는 바뀌지 않은 부분이 더 많습니다. 여전히 일방적 강의식 수업과 줄 세우기 식 평가가 주류인거죠. 이런 방식으로는, 아이들이 성인으로 살아갈 20년 뒤를 대비할 수 없습니다. 이제 학교 성적 잘 받아서, 대학 잘 가고, 평생직장 다니는 식의 안정적인 삶의 유형은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인생에서 수시로 당면하는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미래역량을 길러주는 수업과 평가가 필요합니다.강원도 학교의 수업은 토론식으로, 평가는 서술형과 수행평가 중심으로 점점 바뀌어갈 것입니다. 특히 학교의 관료적 문화를 바꾸고, 선생님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10년은 이러한 정책 기조가 꾸준히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정부의 누리과정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반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감님의 의견과 대책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답변] 누리과정 논란의 본질은, 교육감이 유초중고, 특수학교 교육을 위해 쓰던 돈을 빼서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에 전출해야 하느냐, 아니냐 입니다. 우리나라가 교육 예산이 충분한 나라인가요? 여전히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보다 높고, 학교는 전기요금도 내기 힘들고, 교직원 관사는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정부가 왜 이렇게 교육을 홀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보육예산 별도로 만드는 거 어렵지 않는데 오기를 부리고 있어요.더불어 소규모 학교는 지역 공동체 생존의 문제이지요.

  서울에 사는 정부 고위 관료들이 강원도의 실정을 모르고, 예산을 줄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요. 저는 강원도민들이 직접 뽑은 교육감입니다. 제가 가진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강원도 교육예산과 작은학교를 지켜내겠습니다. 더불어 농산어촌 교육 지원을 위한 강원교육희망재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도의회도 우리 강원교육의 절박한 상황을 잘 이해해주시고 많이 협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질문]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특히 장애인들의 경우 시기에 맞는 맞춤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등 교육기관의 부족과 지원 부족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교육감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답변] 장애를 가진 학생이 특수교육대상학생으로 선정되면 영아부터 유,초,중,고, 전공과까지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특수교육 관련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그 학생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그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아무래도 많겠지요. 부족하지만 우리 강원교육도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학생 수가 많은 원주지역과 통학거리가 멀어서 어려움을 겪는 동해지역 장애학생들을 위해 2019년도 개교를 목표로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 중입니다.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 부분도, 2016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발표에 의하면 특수교육대상자 1인당 예산액, 특수교육 예산 지원 비율, 교원 수 등에서 강원도교육청이 전국 17개 시도 중‘우수’로 평가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고교 졸업생 진학 및 취업률은 80.5%(평균 61.82%)로 전국 최고였으며, △학급당 특수교육대상자 10명당 2.18학급(평균 1.99학급) △특수교육 학생 100명당 담당 교원수 24명(평균 21.14명) △특수교육 학생 1인당 예산 31,186천원(평균 24,749천원) 등입니다.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을 잘 챙기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질문] 강원도만의 특화된 장애인정책사업(교육)을 계획하고 있는지, 또 현재 중점 추진중인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강원도교육청에서 특별히 추진하는 사업 중에 하나가 ‘특수교육대상학생 진로교육 강화 및 행복한 일자리 창출 사업’입니다.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진로교육을 위해서 특수학교 전공과(24학급) 운영, 진로직업전환교육지원센터운영(4센터), 특수학교 학교기업운영(2교), 통합형직업교육 거점학교 운영(1교)을 하고 있지요.


 행복한 일자리 사업의 경우, 강원도교육청과 강원도교육연수원, 강원진로교육원, 원주교육문화관, 삼척교육문화관 등 5개의 카페모두와 강원도교육청 내 모두케어를 운영하여 장애학생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더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질문] 올해 발달장애인 권리보장법(시행중, 일부개정 2017년 6월 시행), 한국수화언어법(2016년 8월 시행)이 시행됐지만, 비장애인 등에게는 아직 생소한 법입니다. 도교육청 자체적으로 홍보나 교육 등의 계획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법 시행 이후 학부모나 각 단체에서 강원도 및 강원도교육청에 법에 명시된 사항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특수교육 담당 부서에서는 학부모 단체나 강원특수교육발전협의회를 만나며 다양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마침 장애인신문에서 좋은 제안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비장애인들의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질문] 장애인복지와 관련, 강원도민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장애인복지는 물리적 환경,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강원도민의 심리적 지원이 있어야 더 가치로워 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특수학교 설립을 진행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접하고 무척 가슴 아팠습니다. 장애학생들의 교육은 학교와 마을의 경계가 허물어 진 곳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애인들이 거리낌 없이 맘껏 돌아다니는 사회가 선진사회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에, 운 좋게 비장애인인 우리가 늘 빚 진 마음으로 장애인을 도와야 하고, 장애학생들은 우리가 함께 키우는 아이들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강원도교육청에서는 비장애 학생에 대한 장애 이해 교육에도 힘쓰겠습니다. 더불어 지자체와의 꾸준한 협력을 통해 장애학생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까지 전생애적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질문] 끝으로 창간 20주년을 맞은 강원장애인신문사에 덕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답변] 장애의 존재 원인은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 전반의 차별적 환경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는 강원장애인 신문사를 응원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촛불로 힘차게 타올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