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가 주는 위로와 행복] 캡슐고독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3-11-14 11:01:40

 

최소연 시인

 

2018. 시사사등단

2021. 개인시집 나를 로스팅하여 너를 추출하다

한국문연. 현대시 기획선58.

)강원도문인협회 사무처장, 강원현대시문학회 사무국장

 

 

 

캡슐고독

 

각설탕맛 고독 한잔 하실래요

 

카페라떼 한잔이 식도를 통과할 때, 나는 지난날을 반추해요 머그잔에 그리움이 30차오르고, 나의 저녁은 수평선이 깨지도록 일렁거려요 고독을 비워도 나의 고독이 또 차올라요 온몸이 붉은 고독에 절여질 때 나는 빈방이 되어요 빈방을 채우려고 휴대폰버튼을 눌러요 고독이 슬픔으로 쌓이는 컬러링속에서, 산기슭에 아버지의 문패를 달아드리고 나는 흰 소복을 입고 하산해요

들판에서 초서체로 흔들리던 아버지의 기억이 저녁노을처럼 혈관속으로 번지고 있어요 그 속으로 나는 뭉게구름처럼 홀로 떠다녀요 때로는 고독을 부정하는 시선들이 나의 고독을 더 단단하게 만들때마다 커피잔에 아홉살적 딸아이의 웃음 한방울을 부어요 그때 고독이 증발했어요

 

지금, 그 고독으로부터 이탈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