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답답한 대선판, ‘사이다’ 장애인들이 왔다
‘탈시설장애인당’ 활동 재개…광화문역서 선전전

김현동 승인 2022-01-18 13:23:34


 

탈시설장애인당 경선 후보자 9명의 사진이 들어간 공보물.탈시설장애인당

 

20대 대통령선거(39)를 앞두고, ‘탈시설장애인당()’이 또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난해 913일 활동 재개를 선포한 후, 임인년 새해를 맞아 다시 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만났다. 광화문역 승강장 기둥에는 중증장애인들의 사진이 든 포스터가 붙었고, 장애인활동가들은 탈시설장애인당이라고 쓰인 피켓을 하나씩 목에 걸고, 이렇게 외쳤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탈시설장애인당입니다!” 박경석 탈시설장애인당 대표의 우렁찬 인사말과 함께 박수와 환호가 따라붙었다. 지난달 이곳에서 지하철 투쟁을 하던 모습과는 달리,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다.


탈모 건강보험 해주겠다고 하는 시절에,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우리를 위한 대통령을 뽑기 위해 노래도 하고, 춤추고, 사다리도 타겠습니다!”


탈시설장애인당의 첫 시작은 지난해
1월이다. 47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창당해 11명의 중증장애인이 서울시장 후보로 활동해왔다. 청와대 분수대, 홍대, 영등포역 등 서울 일대에서 11개의 장애인 정책 공약을 홍보한 후 정식 후보 등록 전일인 324일까지 71일간 투쟁해왔다.


정식 정당이 아닌
, 장애인 정책의제들을 선전하기 위한 가짜정당이자, ‘투쟁정당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공문을 보내오는 헤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 그럼에도 탈시설장애인당은 꽉 막힌 정치판에서 유쾌한 혁명을 펼치며 장애인 운동에 한 획을 그었다. 15회의 거리 유세, 서울시장 6명과의 후보 만남, “우리의 투쟁은 끝이 아니다라고 약속했던 그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겨냥해 부활한
탈시설장애인당은 더 강해졌다. 당 로고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국민의힘(빨간색), 더불어민주당(파란색), 정의당(노란색)을 잡아먹는 모습을 상징,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장애인 정책을 담으라는 요구가 담겼다.


요구하는 정책은 무려
12개다. 장애인예산 OECD 평균 보장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빈곤철폐, 장애인연금 대상 확대, 장애인 표준소득 보장 유기·가족에 대한 의존, 시설화·고립철폐, 탈시설 권리 실현 가족에 대한 책임전가 철폐, 발달·중증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개인별지원 보장 장애인 주거권 보장 및 지원주택 10만호 보급 비장애·능력중심 교육철폐, 통합·무상·평생교육 실현 노동권리 및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보장 물리적·사회적 장벽 철폐 장애특성별 권리 보장 장애서비스 전달체계 지원 및 공공성 강화 등이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서울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거리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광화문역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걸고 2021821일부터 201795일까지 1842일간 농성을 했던, 투쟁의 역사를 지닌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 탈시설장애인당 대선 후보자는 모두
9명으로 기호순으로 ’(이규식), ‘’(김진수), ‘’(박명애), ‘’(이진우), ‘’(서기현), ‘’(김수정), ‘’(유진화), ‘’(배영준), ‘’(서미화), 합치면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다.


이들은 각각
이동의 자유’, ‘이곳도 노동이다’, ‘장애인권리를 권리답게’, ‘자유로운 삶, 시설 밖으로’, ‘엉터리 종합조사표 그만!’,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역사회 지원체계 구축’, ‘시설 없는 사회’, ‘예산 없이 권리 없다’, ‘가족의 가난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등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중 1명의 최종 대()통령 후보가 선발될 예정이다.


100점 만점의 배점으로, 베스트 포토 15, ‘이것도 노래다’ 15, 사다리타기로 결정되는 관운(官運) 15, 활동 점수(당원 모집, 후보자 활동 참여) 20, ()원 및 시민들의 구글독스 투표 35점 등을 얻어야 한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장애인 정책을 만들겠다며 나온 이들은 지난
12베스트 포토상’(선정 기호 법 서미화 후보)을 시작으로 오는 126이것도 노래다’, 29사다리타기결과 발표 후, 214! 최종 대()통령 후보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탈시설장애인당의 수장인 박경석 당대표는 탈시설장애인당 의미를
장애인을 차별하는 비장애인 중심의 세상을 철폐하겠다고 설명했다. 말로는 장애인을 위한다면서 철저히 외면당한 장애인들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함께 살자는 뜻이다.

 

나 찍어달라면서 코빼기 보기 힘든 사람들, 우리 위하겠다면서 약속도 안 지키는 대통령, 우리는 천민입니까? 비장애 중심이 아닌 우리 기준으로 봐라! 우린 작지만, 이곳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이야기하겠습니다.”(박경석 탈시설장애인당 대표)

 

앞으로 탈시설장애인당()의 다양한 활동은 탈시설장애인당 홈페이지(https://www.drparty.or.kr/)를 참고하면 된다. 답답한 대선 판국 속, ‘사이다같은 장애인들의 유쾌한 혁명. 정정당당의 정당처럼 경선 레이스를 펼치는 이들을 주목한다.